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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리스2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할 텐데'

작년부터 포트리스2 플레이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떠서 조회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이를 본 사람들이 사설(프리)서버로 많이 유입이 되었다. 포트리스2블루 V600 버전으로 시작한 "니아 포트리스"는 몇달이 지나자 분위기가 마치 20년 전으로 돌아간 듯 지금 30대~50대가 된 그때 그 유저들이 많이 찾아주었고 활기찼다. 어릴 때 밤을 새 가며 봐 왔던 인터페이스와 음악, 효과음을 들으니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희열을 느꼈는데, 화무십일홍인지 즐거움도 찰나처럼 스쳐 지나가고 예고도 없이 2024년 3월 27일 새벽에 문을 닫아버렸다. 영향을 미친 것 중에 하나는 소원수리였다. 누군가 원작 게임사에 문의 메일을 보냈고, 두 군데의 서버를 지적하였는데 그중 니아포트리스(이하 '니아')를 포함시켰다. 송..

리뷰 2024.03.28 1

[오지산행] 진늪산-수석봉

고요한 겨울 산의 묘미와 함께 예상 못한 공포의 순간도 포항의 행정구역은 생김새도 독특하고 꽤 넓은 편인데, 특히 청송과 맞닿은 죽장면은 문명과 동떨어진 세상처럼 겹겹이 산에 숨어있어 두메산골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오지이다. 현재 직선화 공사 중이긴 하지만 아직도 2차선 도로로 고개를 여러 차례 넘어야 하며, 흔한 편의점도 찾아볼 수 없고, 버스도 시간대를 모르면 타기 힘들다. 등산 앱 상에 근교 모든 산의 GPS 배지를 획득하겠다는 일념으로 발견한 독특한 이름의 진늪산과 수석봉은 아주 가끔씩 산악회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발걸음이 거의 없는 곳이라 일단 등로 찾기부터 힘들다. 앱은 물론 산악인 블로그에서 찾아봐도 수년 전의 것이고, 길이 없어 숲을 헤치고 가야 해서 체력소모가 배로 들고 그다지 추천하지 않..

여행 2024.03.04 0

전류전쟁과 국제표준

국제 표준은 비즈니스의 생사가 갈리므로 각국과 기업이 사활을 건다. 서로 자신들의 제품이 국제적 표준으로 정해지길 원하며, 기업들 간에 무리를 지어 세를 키우는 합종연횡도 흔한 일이다. 한국에서 잘 알려진 국제 표준 규격에 대한 전쟁은 2000년대 삼성, 소니, 필립스 등 다국적기업의 블루레이 진영과 도시바가 주축이었던 HD-DVD 간의 치킨게임이다. HD-DVD가 먼저 출시되었고 기존 기기와의 호환성 등을 감안하여 초기에는 상당히 우위를 선점하는 듯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과 그로 인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화질, 할리우드 콘텐츠 기업의 외면으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으로 블루레이에 참패하고 도태되었다. 사실 국제적인 표준 규격, 즉 공식 포맷은 HD-DVD였으나, 상대적으로 우월한 성능으로 평가를 받은..

에세이 2024.02.28 0

재미없는 예능

TV를 켜면 볼 게 없다. 뉴스야 기본적인 기능이고, 교양, 다큐, 스포츠 등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한 번씩 별생각 없이 웃고 싶은데 그런 프로그램이 아예 없다. 온갖 미사여구의 자막과 웃음소리, 리액션, 편집술로 웃기는 척 하는데 입꼬리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재료가 별로면 양념으로도 커버가 안 되는 것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케이블에 나오는 예능 재방송을 보고 또 보며 낄낄댄 것 같은데, 요즘엔 예능 자체를 정색하며 보다가 10분도 못 견디고 채널을 돌린다. 교양인지 예능인지 분간이 되지 않고, 교양치고는 정보나 지식이 없고, 예능치고는 너무 재미없으며, 시청자와 별 차이도 없어 보이는 저들이 왜 막대한 출연료를 받는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비들의 세상 선배들이 무한경쟁의 정글에서 빡세게 ..

에세이 2024.02.21 0

철도원 鉄道員(ぽっぽや)

철 모를 때 그저 지루하게만 봤던 기억이 있다. 도대체 히로스에 료코는 언제 나오냐며 마치 낚시당한 것처럼 불만을 토로하며 생각나는 것은 이렇게 경례하는 모습뿐이었다. 세기말 일본문화 개방과 러브레터의 인기에 발맞추기도 했고, 일본의 국민여동생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며, 본인처럼 내용은 몰랐어도 포스터나 이 사진은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엉뚱한 번역 철도원 한국 번역판은 DVD고 재개봉이고를 불문하고 누가 번역했는지 모를 황당한 추측성 번역을 그대로 쓰고 있어, 영화의 내용과 감상을 상당히 곡해시키고 있다. 그것도 일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번역이 이상하다. 자막사이트에서 받을 수 있는 SMI 파일도 동일한데, 상당히 오래된 영화라 별다른 수정도 없이 똑같은 내용으로 떠돌고 있..

리뷰 2024.02.19 1

영남알프스 8봉 완등

완등 인증이라는 것이 있는 지도 모르고 새해를 맞아 영남알프스를 찾았다가 주말도 아닌데 유난히 사람이 많은 것이 이상했다. 울산의 대기업들이 연초에 다 쉬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모두가 앱으로 인증을 하고 있었다. 100대 명산 인증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날의 힘든 종주를 마쳤는데, 집에서 확인해 보니 지방 정부에서 영남알프스 8봉 완등 인증서와 함께 선착순 3만 명에게는 은화까지 수여했던 것이었다. 이 사업을 몇 년째 하고 있는데 나는 왜 전혀 몰랐던 것일까. 파래소폭포에서 시작해서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함박등, 채이등을 거치는 환종주를 했는데, 멍청하게도 인증을 하지 않고 오다니 허탈감이 밀려왔다. 황망함을 빨리 떨쳐내려고 직선 코스를 찾았고 배내봉도 찍을 겸 바로 다시 향했다. 첫째 ..

여행 2024.01.13 0

자도봉어 환종주

자옥산-도덕산-봉좌산-어래산 종주는 참 지치고 힘들다. 힘들게 올라갔던 산을 다시 내려갔다 올라갔다 수없이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북 지역에서 유명한 환종주 코스 중에 하나인 자도봉어를 따뜻하고 바람도 없는 한겨울 최적의 날씨를 맞아 도전했다. 다른 종주 원정을 위해 예행연습 삼아 가는 분들도 많고, 당일 한나절 내에 원점회귀가 가능한 곳이라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경주 안강 옥산서원을 시점과 종점으로 하는 환종주 숨을 헐떡이며 종주를 만만하게 보고 생각이 짧았다고 깨달은 것이 물을 500ml 한 병만 들고 왔다는 것과 스틱도 없다는 것이었다. 자옥산과 도덕산 정상은 나무에 가려져 있지만 둘 다 바로 옆에 조금만 이동하면 병풍같은 산들을 보며 앉아서 쉴 수 있는 멋진 조망터가 있다. 마침 바람도 불지..

여행 2023.12.28 0

포항 근교 가벼운 등산

도음산 도음산산림문화수련장의 전원은 계절의 낭만을 담고 있다. 피크닉에 어울리는 넓은 잔디밭과 숲 속 놀이터가 있어 가족 나들이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골짜기에는 사람이 많지만, 도음산 등산로부터는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한 것이 매력이다. 중명생태공원 - 옥녀봉 반나절 정도 소요되며, 가파른 구간은 잠깐일 뿐이고 다음부터는 산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빙 돌아 내려오면 갖가지 전망과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코스이다. 본 탐방로는 여유가 있으면 아예 소형산에서 출발해도 되고, 운제산까지 이어갈 수도 있다. 응암산 그리 높지 않지만 산세를 감상하기 좋고 코스 정비가 잘 되어 있으며, 중명과 마찬가지로 들머리와 날머리를 다르게 해도 차를 세워둔 곳에서 가까워서 이동하기 편하다. 정상이 바위라 쾌감을 더한다. 내..

여행 2023.11.21 0

드론 자격증의 이상한 현실

무인기의 대명사가 된 드론(무인멀티콥터)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첨단산업의 이미지와 미래유망직종이라는 타이틀은 누구라도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부푼 꿈을 안고 접하는 드론 교육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비행 연습시간이 전부여서, 실망감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TV 매체의 영향으로 자격증 취득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실제 취업 또는 창업으로 이어지기에는 요원한 것이 현실이며, 교육원만 우후죽순 늘어났을 뿐이다. 당장은 쓸모가 없는 자격증 드론 기체 및 배터리의 기술력이나 법제도, 인프라는 초창기 정착 또는 발전단계인 관계로 구인 수요 또는 시장 규모는 대중적인 인지도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다. 항공법이 항공안전법, 항공사업법, 공항시설법으로 제정 시행된 것도 (201..

드론 2023.11.13 0

경주김씨 조상을 찾다가 깨달은 족보의 허상

신라의 국성 김씨는 워낙 고대에서 시작하다 보니 기록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현시대 족보의 근거는 시조로부터 1700여년 지난 조선시대 후기 이후의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다. 당대 후손들이 검증되지 않은 자료들을 받아 적고, 스스로의 출신성분을 높이기 위해 주작(做作)과 날조가 횡행했던 시절의 기록을 근본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경주 김씨, 안동 김씨, 권씨 등 한국에서 상당한 인구를 차지하는 신라계 김씨의 후예로서, 늘 의문을 가졌던 것은 왕족의 후손이 이렇게 많을 수 있는가였다.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 이런 예가 없다. 베트남의 왕성(姓)인 응우옌(阮)은 현 베트남 인구의 거의 40%나 차지하는데 왕조가 교체되면서 여러 성들이 편입된 결과로, 한국의 김씨도 이와 비슷한 과..

에세이 2023.09.18 0

왜 모두의 잘못인가?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도, 먼저 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다 6.25 전쟁 한국인(군인, 민간인) 피해규모 514,629명 사망 687,127명 부상 8,746명 포로 334,755명 실종 총 1,545,257명 사상 미군 사상자: 137,250명 연합군 사상자: 150만 명 이상 1명의 광인(狂人)이 수백만 명을 희생시킨 전쟁 1992년 러시아는 소련 시절 6.25 전쟁에 관한 기밀문서를 공개했는데, 인간백정 스탈린에게 김일성은 남한을 침략하는 것(남침)을 허락해 달라고 48차례나 찾아가 요청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천하의 스탈린도 3차 대전이 일어날까 봐 쫄아서 47번이나 거절했다는 것이고, 김일성은 그야말로 애걸복걸할 정도로 전쟁이 하고 싶어서 미쳐있었던 인간이다. 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

리뷰 2023.09.12 0

드론축구의 근본적 문제점과 개선방향

지금까지 전국 각지에서 열린 드론축구대회를 관람했는데, 늘 경기는 치열했지만 선수와 관계자를 제외한 관중은 거의 없었다.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였고, 대중스포츠, 프로스포츠로의 도약은 요원해 보인다. 드론축구가 시작된 지 벌써 7년이 되었지만 왜 인기가 없는지, 4차산업에 관한 공적 지원이 없으면 왜 실체가 미약한지를 생각해 본다. 집중력을 상실한 관람성 한 게임에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두 게임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스포츠가 흥행하려면 무조건 "보는 재미"가 필요하다. 손에 땀을 쥐는 명경기를 보려는 관객이 많아져서 경기장을 채우고 TV 중계도 하며 매체의 주목을 받으면 막대한 수익으로 이어지니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드론축구의 경기 시스템 자체는 출발부터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

드론 2023.07.17 0

옥천 정지용 생가, 육영수 생가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한국의 서정시들은 거의 대부분 정지용의 문체를 계승한 형태로, 그는 선구자, 거목, 거장 등 어떤 수식어로도 부족한 현대 한국 시문학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정지용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윤동주와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의 청록파, 그리고 이상 등을 등단시킨 대부이자 스승 같은 인물이다. 정지용은 글로 그림을 잘 그린다.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며 절제된 시어로 생동감 넘치는 풍경화를 담아낸다. 충북 옥천에 복원된 그의 생가와 주변은 '옛이야기 지줄대는' 전원의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고 어수선했지만, 6.25 전쟁으로 인한 묘연한 행방으로 오랜 시간 소실되기도 했던 명예를 되찾고 소회를 풀 수 있는 곳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그의 시를 음미해 본다. 납북으로 추정되는 행적 때문에 반..

여행 2023.07.12 0

시간을 거슬러, 리셋증후군

미래로는 갈 수 있지만 과거로는 절대 가지 못한다. 미래로는 가봤자 현재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더 나은 결과물을 원하는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가길 원한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사람은 인생에서 아쉬운 순간들이 참 많고 리셋증후군처럼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상상을 많이 한다. 그럼 시간을 되돌아 특정시점으로 갈 수 있다면 모두가 만족하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패러독스, 평행우주, 자정작용 영화나 소설의 타임슬립 물(物)은 과거로 돌아간 누군가의 선택으로 인해 미래 결과가 바뀐다는 패러독스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가설을 내세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평행우주(Parallel World)로, 같은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며 시간여행자는 여러 우주를 왔다갔다 할 뿐으..

에세이 2023.07.11 0

타짜 스핀오프 "정마담"

세트 배경만 보여줘도 해당 씬의 대사를 다 읊을 수 있을 정도로 주조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단역까지 단어 하나하나가 감칠맛 나는 명대사의 집대성인 작품 "타짜"는 지금까지 백번은 넘게 본 것 같다. 저렇게 무릎을 탁 치는 기가 막힌 대사를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 원작 만화를 누가 이렇게 180도 틀어서 각색을 잘할 수 있을까. 실망스러운 결과물의 타짜 속편들은 많은 생각을 갖게 했고, 차라리 감독이 스타워즈처럼 프리퀄이나 주요 인물들의 스핀오프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이대로 한 편으로 끝내기 아쉬운 캐릭터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뒤늦게 유튜브의 힘으로 발굴된 순정의 남자 '곽철용' 외에도 '아귀', '평경장', '고광렬', 심지어 아주 짧게 등장했지만 주연급 인지도가 있는 '너구리'까지 하..

리뷰 2023.06.2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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