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준은 비즈니스의 생사가 갈리므로 각국과 기업이 사활을 건다. 서로 자신들의 제품이 국제적 표준으로 정해지길 원하며, 기업들 간에 무리를 지어 세를 키우는 합종연횡도 흔한 일이다. 한국에서 잘 알려진 국제 표준 규격에 대한 전쟁은 2000년대 삼성, 소니, 필립스 등 다국적기업의 블루레이 진영과 도시바가 주축이었던 HD-DVD 간의 치킨게임이다. HD-DVD가 먼저 출시되었고 기존 기기와의 호환성 등을 감안하여 초기에는 상당히 우위를 선점하는 듯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과 그로 인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화질, 할리우드 콘텐츠 기업의 외면으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으로 블루레이에 참패하고 도태되었다. 사실 국제적인 표준 규격, 즉 공식 포맷은 HD-DVD였으나, 상대적으로 우월한 성능으로 평가를 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