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옥천 정지용 생가, 육영수 생가

moonstyle 2023. 7. 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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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한국의 서정시들은 거의 대부분 정지용의 문체를 계승한 형태로, 그는 선구자, 거목, 거장 등 어떤 수식어로도 부족한 현대 한국 시문학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정지용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윤동주와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의 청록파, 그리고 이상 등을 등단시킨 대부이자 스승 같은 인물이다.

 

 

 

복원된 정지용 생가와 '향수' 시 비

 

 

 

정지용은 글로 그림을 잘 그린다.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며 절제된 시어로 생동감 넘치는 풍경화를 담아낸다.

 

충북 옥천에 복원된 그의 생가와 주변은 '옛이야기 지줄대는' 전원의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고 어수선했지만, 6.25 전쟁으로 인한 묘연한 행방으로 오랜 시간 소실되기도 했던 명예를 되찾고 소회를 풀 수 있는 곳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그의 시를 음미해 본다.

 

 

 

정지용 생가

 

 

 

앞에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

 

 

 

 

 

 

정지용 문학관

 

 

 

관리가 어려운지 훼손이 되긴 했지만 실제 모습과 거의 흡사한 인형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납북으로 추정되는 행적 때문에 반공이 국시이던 1990년대 이전에는 작품은 물론 아예 이름조차 거론하지 못한 것은 촌극이자 비극이었다. 또, 정지용은 일제의 침략전쟁이 본격화되자 절필하였는데도, 먹고 살만 하니까 그 옛날 조상들의 처절한 삶을 제멋대로 친일이라고 재단하고 불편하다고 헛소리 하는 꼴통들이 특정 시를 들먹이며 의심하기도 했다.

 

어떤 똥물이 튀기고 장막을 쳐도 맑은 영혼의 아리아는 빛이 나기 마련이다. 전쟁과 파시즘의 암울한 포화 속에서도, 후손들이 보지도 못한 행적에 대해 정치적 필요에 의해 변형시키고 갈라쳐도, '이미지즘'으로 대표되는 정지용의 아름다운 회화적 감각은 한국 시문학의 정신적 뿌리에 다다를 정도로 자리 잡고 있다.

 

 

 

 

 

 

 

 

 

육영수 생가

정지용 생가 근처에 육영수 생가가 위치해 있다

 

 

노년층에서 육영수 여사는 '국모'로 추앙받는다. 퍼스트레이디의 표본이자 귀감과 같은 삶을 살았으며, 심지어 박정희에 저주를 퍼붓는 반체제인사들도 육영수에게만큼은 날을 세우지 않는다.

 

자선사업과 봉사활동으로 세계적인 명망을 얻은 다이애나 왕세자비처럼 육영수 여사도 아동과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와 지원에 앞장서며 국모라는 칭호에 걸맞은 치적들을 남겼으며, 이는 존재감이 희박한 역대 영부인들에 비해서도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신축 흔적이 많아서 세트장처럼 보인다

 

 

여느 부잣집처럼 규모가 제법 컸고, 육영수의 집안은 대지주였다

 

 

 

 

 

 

 

 

경제개발로 최빈국을 강국의 반석 위로 올린 박정희 정권이 독재와 공포정치라는 오명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과 그 몰락도 육영수 여사의 서거가 그 트리거가 되었다는 분석이 있다.

 

대통령이 암살당할 뻔했다가 영부인까지 잃었으므로 더욱 반공과 반체제 숙청에 혈안을 올리며 사회를 경직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박정희 개인의 심리와 그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본다. 또, 이렇게 불행한 가족사가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며 희대의 사건으로 이어진 최순실 게이트도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만큼 강(强) 일변도의 남편의 정치행보에 대한 유(柔)한 제동장치가 되어주었고, 영부인이 해야 할 역할로서의 좋은 선례이자 귀감이 된 것, 급속도의 개발에서 소외된 복지 사각지대를 돕고 부각하며 사회적 인식 개선에 나선 업적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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