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드론 자격증의 이상한 현실

moonstyle 2023. 11. 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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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의 대명사가 된 드론(무인멀티콥터)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첨단산업의 이미지와 미래유망직종이라는 타이틀은 누구라도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부푼 꿈을 안고 접하는 드론 교육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비행 연습시간이 전부여서, 실망감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TV 매체의 영향으로 자격증 취득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실제 취업 또는 창업으로 이어지기에는 요원한 것이 현실이며, 교육원만 우후죽순 늘어났을 뿐이다.

 

 

드론 비행장에서 실기 연습 중인 응시자

 

 

당장은 쓸모가 없는 자격증


드론 기체 및 배터리의 기술력이나 법제도, 인프라는 초창기 정착 또는 발전단계인 관계로 구인 수요 또는 시장 규모는 대중적인 인지도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다.

항공법이 항공안전법, 항공사업법, 공항시설법으로 제정 시행된 것도 (2017년), 무인비행장치 조종자 자격증이 1~4종으로 세분화된 것도 (2021년) 근래의 일이며, 기술 발전 및 UAM이 활성화될 경우 등 향후 법 제도 또한 계속해서 개정 보완해야 할 여지가 많은 실정이다.

 

 

 
종류 기체 중량 비행 경력 필기 실기
1종 최대이륙중량 25kg 초과
자체중량 150kg 이하
1종 기체 20시간 O

전문교육
기관은 면제
O
2종 최대이륙중량 7kg 초과 25kg 이하 1,2종 기체 10시간 O
3종 최대이륙중량 2kg 초과 7kg 이하 1,2,3종 기체 6시간 X
4종 최대이륙중량 250g 초과 2kg 이하 불필요 온라인교육

초경량비행장치 무인멀티콥터 자격증 종류

 

 

 

드론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인 촬영용 기체는 중량이 얼마 되지 않으므로 온라인 교육이수만 하면 되는 4종이나, 여유가 있으면 비행시간 6시간으로 발급되는 3종만 있어도 충분하다.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1종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대중에 많이 쓰이는 DJI mini 모델의 경우 249g으로 가벼운 취미생활에는 아예 자격증도 필요가 없다.

 

 

촬영용 드론은 대부분 2kg를 넘지 않으므로 4종 온라인교육만 이수해도 된다



그리고 촬영용 드론의 기술력이 진보하여 조종자의 개입 필요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조종과 촬영, 영상편집까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므로 업계 권위자가 아닌 이상, 일반 촬영 조종사가 전문직으로 일 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구분 2종 1종 지도조종자 실기평가조종자
비행시간 10시간 20시간 80시간 50시간
금액 200만원 300만원 600만원 500만원

초경량비행장치 무인멀티콥터 전문교육기관의 일반적인 교육비



이렇게 자격증을 고액을 들여 취득해도 군인, 소방 등 공무원 가산점이나 농촌 방제작업을 제외하고는 별 쓸 일이 없으니, 관련 직종에 어떻게든 종사하고 싶은 사람들은 지도조종자(교관)와 실기평가조종자(감독관) 자격증 코스로 넘어가게 된다.

 

1종부터 교관, 실평 조종자까지 총 취득 비용이 1천만원을 상회하는 것에 비해, 교육 내용은 실질적으로 비행시간을 채우는 것이 전부이며 취업연계와는 거의 무관하므로 이러한 시스템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많다.

 

 

시흥 드론교육훈련센터에서 지도조종자 교육이 이뤄진다

 

 

지도조종자 자격은 3일간 이론 집체교육을 받고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되는데, 실기시험이 없어서 고액의 수강비용에도 응시자(월 수백명)와 합격자가 많은 편이다.

 

연간 수천명이 배출되고 있는데, 지금도 전국의 수많은 교육원들의 TO도 가득 찬 마당에 교관으로 취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회의적이다.

 

 

 

사다리 걷어차기

 

실기평가조종자 합격자는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수백명 단위였으나, 2022년 9월부터 ‘라이다 센서’가 도입되고부터, 연간 합격자가 손에 꼽을 정도(소수점대)로 그야말로 초급감하였다. (최근의 구체적 수치는 공단에서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관련 커뮤니티에서 합격 소식은 몇 달에 한 명씩 가뭄에 콩 나듯 하여, 고시 수준의 자격증이 되었다)

아무리 정성적 평가에서 센서를 통한 정량적 평가로 바뀌었다고 해도, 합격자의 수가 이렇게 극명한 차이가 나는 것은 자격자 수를 조절하기 위한 ‘사다리 걷어차기’로 느껴진다.

 

 

경제학자 장하준의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



센서 도입 전에 합격한 다수의 사람들은 단지 운이 좋은 것으로 설명된다면, 합격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경기도 화성까지 기체를 들고 가서 수차례 재시험 치며 고생하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에 충분하며, 국가자격증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실기평가조종자 시험이 치러지는 화성 드론자격시험센터



교통안전공단에서도 합부 판정에 대한 민원, 그리고 과포화상태에 이른 교육기관의 수를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합격자(입문자)가 많을수록 좋은 1종 시험에는 센서를 도입하지 않고 또, 정작 조종술이 중요한 교관(지도조종자) 자격증은 아예 실기시험이 없는 괴이한 상황과 맞물린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고 의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문턱은 낮춰 고객은 최대로 확보하고, 피라미드 최상위는 범접하기 힘들도록 공고히 하는 노골적 시스템이 된 것이다.

 

 

 

파괴된 형평성


전문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최고 레벨의 Supervisor 자격자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정밀하고 능숙한 조종능력이 필요하고, 센서를 통한 시험은 공정성에서도 탁월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현행 실기평가조종자 시험의 시스템에서 이슈가 부각되는 이유는 변별력이 너무나 순식간에 급변하였기 때문에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 응시자들 입장에서는 센서시험 실시 이전의 합격자들은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자격증은 따로 없고 훈련이수증을 준다

 

 

개인적 견해로는 기존의 정성평가로 취득한 자격은 갱신 체제를 도입하여 센서 시험을 다시 치러야 한다고 본다. 재시험 친다면 과연 합격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며, 이런 점을 생각하면 너무나 불공정하고 불합리하다.


공정경쟁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실기평가조종자 시험은 2022년 9월 이후에 완전히 성격이 다른 시험이 되었다고 볼 수 있고, 공단 측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마냥 간과해서도 안 되며, 보완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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