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지구 탈출의 근원적인 의문

moonstyle 2022. 5. 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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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화성 이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위대한 석학 스티븐 호킹은 20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행성 충돌과 같은 대재앙은 물론 AI의 위협, 바이러스, 기후변화 등으로 지구에서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것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적응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회로를 돌려볼 수 있지만 AI의 위협은 좀 다르다.

 

그런 AI조차 완벽히 컨트롤할 수 있고, 멸종을 불러올 정도의 소행성의 경로를 이탈시킬 수 있는 등 SF영화에 나오는 미래 기술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는 어떨까. 그렇게 여러 걱정들이 기우이거나 설레발이라는 가정하에 지구 탈출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

 

스페이스 콜로니 개념도

지구와 거의 같은 환경의 식민 행성을 발견 및 개척했거나 테라포밍에 성공했을 때 또는 우주에 인공 구조물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스페이스 콜로니)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기술이 있을 경우,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는 지구를 떠나야 한다.

1. 태양이 갑자기 커졌을 때
2. 지구의 자전이 멈추거나 급격히 궤도이탈하는 등 중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

 

위와 같은 일은 현재 차원의 인류 문명이 있는 동안에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고작 영화 인터스텔라의 수준의 재난으로는 식민지 개척은 할 수 있어도 절대 지구를 떠나서는 안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1. 물, 태양, 대기성분 등 지구 생명체 조건 없이, 즉 그런것조차 완전히 배제하고도,
   가장 중요한 지구와 동일한 중력, 자기장 조건을 가진 행성이 없다.

2.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다고 해도 못 찾고, 찾더라도 갈 수 없다.

3. 굳이 화성같은데 가서 벙커짓고 살바에, 기상이변과 핵전쟁으로 멸망한 지구에 벙커짓고 사는게 훨씬 낫다.


테라포밍할 엄청난 기술이 있으면 망가진 지구를 테라포밍하고, 인터스텔라처럼 우주 공간에 콜로니를 띄울 기술이 있으면 지구에 놔두지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대기가 어찌됐든 골디락스존과 자전축, 자기장 그리고 완벽한 1G의 세계에서 골다공증과 우주방사선 걱정 없이 거대한 돔을 지어 살면 될 일이다. (돔이나 수중도시는 한국 기술력으로 가장 긴 유지기록을 갖고 있는 인공태양이 미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핵전쟁 등으로 전 지구적 대재앙이 생기면 문제일 수도 있는데, 우주에 잠깐만 나가도 방사능 샤워를 하는 마당에 그래도 안에 있는게 낫다. 굳이 예를 들면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신축하는것보다 강남 건물 리모델링이 훨씬 싸게 먹히고 위험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갈 수는 있지만 돌아오기는 힘든 식민 행성은 극한의 감옥이 될 수도 있다


전쟁이 인류 과학기술을 발전시켰듯이 우주개척으로 인한 기술발전에 의의를 두고, 가장 중요한 자원개발을 위한 대항해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으므로 우주개발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건 내 집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때 하는 것이고, 집에 물 안나오고 전기 안된다고 왜 길바닥에 텐트치고 노숙하나. 내가 느끼는 가장 큰 오류는 주로 접하는 영화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지구를 버리고 떠나는 원인이 너무 하찮다는 것이다.

지구를 떠날 수 있는 기술력으로 왜 지구를 떠나지?

 

인터스텔라는 이런 우주영화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환상적인 명작이다. 1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를 보고 또 보고 돌려보는데, 황사 좀 날리고 야구 보면서 팝콘 먹어야 해서 지구를 떠나다니···. 그런건 영화적 표현이고 단면이긴 하지만, 사건의 지평선으로 들어가는 사명감과 황홀한 시각적 효과에 비해서 약간은 기가 차는 인과관계라고 본다.

 

인류의 영향이든, 필연적이고 불가항력적인 재앙이든 간에 지구는 점점 인간과 동식물이 살기 어려워지고 있고 미래에 언젠가는 떠나야 할 것이다. 그것을 걱정하기에 인간의 수명은 너무나 짧고 해결해야 할 일상의 문제가 우선이므로 공상과학으로 치부하거나 막연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만 우주 개척과 기술 발전의 혜택이 지구에게도 잘 돌아갔으면 싶다. 그리고 인류가 지구를 떠나 먼 행성으로 이주 및 도약하거나 빠른 시간에 테라포밍하는 기술을 다룰 수 있다면 지구를 버리고 떠나는 방법보다 그 기술로 고향인 지구부터 살리는 것이 효용가치가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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