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한 명 한 명의 피같은 돈을 거둬드린 세금이라 해서 혈세라 하며, 해마다 각계각층에 걸쳐 줄줄 새는 혈세를 비판하고 감시한다. 그런데 지방 세정에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대중의 관심이 없어서 계속 간과하는 돈이 있다. 바로 프로축구 K리그 시민구단 재정지원이다.
축구 팬이기도 해서 시민구단들끼리 관중 천여명 오는 곳에서 치열한 더비(?)도 하고 감정싸움도 하고 폭행사건도 일어나는 모습을 지켜봐왔지만, 국민 대다수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축구마니아가 아니면 아무도 모르고 자기가 사는 지역에 축구팀이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 혈세로 꾸준히 창단 또는 참가되고 있는 K리그 시민구단 현황
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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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 도립 지자체 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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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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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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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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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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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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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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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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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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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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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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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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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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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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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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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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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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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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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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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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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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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FC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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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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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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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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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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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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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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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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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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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그리너스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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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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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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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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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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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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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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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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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흥행과 투자유치로 흑자경영을 넘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같은 세계적인 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지자체장이 나서서 호기롭게 시작한 시민구단들은 현재인 2022년까지 계속 만들어졌고, K리그를 통틀어 23개팀중 12개로 절반에 이른다.
운영비는 모기업 재정으로 운영되는 기업구단은 대략 연 200억~460억 정도, 지자체의 출자를 받는 시민구단의 운영비는 연 70억~200억에 이르며 매출의 70~80%는 지자체 보조금이다. 흑자를 내는 구단은 사실상 없고 세금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과 다름 없다.
이렇게 시청, 도청이 운영하는 자칭 시민구단들이 생겨나기 시작한지 20년이 지났지만 결과는 늘 비슷했다. 단 몇 년만 지나도 자본금 까먹으면서 재정난에 허덕이며, 결국 족쇄가 채워진 지자체에 피같은 세금 더 내놓으라고 한다. (초대 구단주 타이틀을 획득한 정치인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갔다)
투자 더 해서 좋은 선수 데려오고 연봉 많이 줘서 성적을 내면 된다는데, 다음을 보면 도대체 어딜봐서 '투자'란 말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1. 평균적으로 좌석의 1/3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객단가가 심각하게 낮은 티켓 수익은 운영자금에서 가랑비에 불과하다.
2. 시청률이 소수점일 정도로 안 나와서 중계하려는 방송사를 찾기 힘든 관계로, 프로팀의 가장 큰 수익원인 중계권료 개념은 아예 사라졌고, 심지어 방송사에 제작비를 주고 중계를 받기도 한다.
3. 대중의 관심이 없고 미디어 주목도가 떨어져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스폰서를 하려하지 않으며, 지자체에서 시켜서 울며겨자먹기로 하는 준조세 성격도 띄기도 하는데, 그 비용 또한 나중에 결국 시민의 몫이 된다.
4. 관중은 없고 방송도 안하므로 A보드 등의 광고단가도 낮아서 경기장 사용료나 진행비 쓰기도 빠듯하다.
5. 다른 주요 수익원이 되는 유니폼이나 레플리카 같은 머천다이징은 몇 명 안되는 서포터즈 빼고는 사지 않는다.
6. 정작 리그 우승이나 상위권을 차지해도 수익성에 별 차이가 없는데, 성적을 유지하려면 돈을 더 써야 한다.
7. 국제대항전 AFC 챔피언스리그를 나가면 돈을 버는 것보다 해외 원정 때문에 지출 걱정을 해야 한다.
현재 K리그는 성적을 잘 낼 수록 돈이 더 나가는 희한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또 눈에 보이지 않는 홍보효과를 만병통치약처럼 내세우는데, 보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말을 꺼내기가 민망할 정도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준우승이라도 해야 홍보의 '홍'이라는 말이라도 꺼내고 재정에 도움이 될 만한 상금을 받는데,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 구단이 겨우 진출권을 따내서 출전해도 우승은 커녕 8강 진출도 어렵고 선수단 해외 이동 체재비용만 발생할 뿐이다.
K리그에서는 프로구단을 운영할 정도의 돈이 나올 구멍이 없다고봐도 무방하다. 축구 원리주의자들이 구단 명칭에서 기업명을 빼버리는 문화를 조성해서 대부분 지명으로만 불려지는 관계로 기업들은 네이밍스폰서와 같은 직접적인 광고효과도 누리지 못한다. 잘 나가는 프로야구팀처럼 기업에서 매년 수백억을 팀을 위해 지출하지만 FC서울이 GS인지, 제주유나이티드가 SK인지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기업팀은 홍보효과를 기대하지도 못하면서도, 그렇다고 이해관계자들과 여론 때문에 해체하지도 못하고 기업의 사회환원과 지역공헌의 의미로 운영하는데, 팀 수 채워야 된다고 그걸 또 지자체가 하는게 크나큰 문제인 것이다.
즉, K리그 팀 운영은 실질적으로 국민 여가 선양과 유소년축구 육성같은 자선단체를 향한 기부라고 봐야 한다. 축구계 종사자들이 유럽이나 일본 클럽의 성공 사례를 들이밀면서 유혹하지만, K리그가 운영된지 벌써 40년인데 그런 성공 사례는 단 하나도 없고, 이 정도의 처참한 결과라면 아예 상품가치가 없다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프로'이기 때문이다.
진짜 시민구단 서울유나이티드의 운명
2002 월드컵이 끝나고 연고팀이 없었던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활용을 위해 프로축구팀 창단 논의가 벌어진 가운데, 축구팬이 그토록 갈망해 마지 않던 유럽식 협동조합 형태의 진짜 시민구단 서울 유나이티드 FC가 창단되었다.
월드컵 축구열기를 이어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인구 천만의 서울 연고팀 프로축구 시민구단에 대한 관심은 생각보다 없었다. 결국 시민들의 자금으로는 리그 가입비와 상암 입성비를 낼 수 없었던 서울유나이티드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택했고, 풀뿌리 아마축구였던 K3리그부터 참가하며 기초 저변을 탄탄히 해서 빅 클럽으로 성장한다는 야심찬 목표로 출발했다.
초창기에는 국내 유일하게 유니폼 스폰서로 나이키를 유치하고 (나이키는 지금까지 국대를 제외하고 K리그 팀에 일절 유니폼 스폰서를 하지 않았다) K3리그 우승도 달성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들의 꿈은 유럽과 같이 충성심 높은 팬이 매경기 올림픽주경기장을 가득 채워야 가능한 일이었고, 재정난으로 4부리그 하위권을 전전하며 결국 축구장 임대비용도 마련하지 못해 노원구의 생활체육시설로 옮겼으며 명칭도 노원유나이티드로 바꾸는 등 거의 조기축구회 수준이 되었다.
이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클럽 축구는 애초에 다수 시민들에게 관심이 없으며 절대 자립 성장할 수 없는 구조이다. 언젠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20년이 넘었지만 달라진 것도, 달라질 수도 없다. 지역밀착이 부족하다느니 전문가들이 온갖 분석을 통해 대응을 해봐도, 국민 대다수는 국가대표나 애국심같은 감정이입 빼고는 축구 관람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밖에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냥 안 된다.
수원FC라 하면 수원삼성인줄 알거나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도대체 수원시는 명문 기업팀 수원삼성 블루윙즈가 버젓이 있고, 그 팀에 경기장 시설운영권이나 서브스폰서만 해줘도 시민 복리에 이득이 되는 일인데 무슨 생각으로 시청 축구단을 프로리그에 참가시켜 혈세를 이중 삼중으로 쓰고 있나.
공익을 위해 할 수 있고 시민 복지를 위해 해야하는 일이 수없이 많은데, 왜 축구 한 종목에 평균연봉 억 단위의 축구선수들, 코칭스탭들 봉급 주려고 그 많은 돈을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세금으로 기부하는 것인가. 기업이 그렇게 해마다 많은 돈을 기부한다면 시민들은 상관없고 주주들만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 주체가 지자체라면 시민들이 앞장서서 반대해야한다.
시민들이 구단이 있는지도 모르고, 본인들의 세금으로 운영비용을 충당하는지조차 모르는, 오로지 축구인들의 밥그릇과, 한 줌도 안되는 서포터의 훌리건 코스프레를 위해 존재하는 이 시립 도립 지자체 프로팀. 매년 수백억 단위의 막대한 혈세를 끝없이 쏟아붓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이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는다면,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 일반 시민까지 모두의 직무유기로 봐야 한다.
오히려 지금도 계속해서 시도립구단 창단을 시도하고 있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말리는 사람도 없다는 현실에 참 난감할 따름이다. 세금이 천문학적으로 줄줄 새는데 대다수가 관심이 없다. 도립의료원은 폐쇄시키면서 생떼만 쓰는 축구팀을 살리는 희한한 결정을 한 지자체도 있다.
코로나로 자영업자들 지원금 몇 푼 받기도 어려운 사정으로 피눈물 흘리고 있을 때도, 무관중 무중계 경기하면서 지자체 팀은 세금으로 계속 운영되었다. 아울러 K리그 팀들은 코로나가 있건 없건 재정에 별 차이가 없다는 점까지 총체적 코미디 그 자체다.
프로스포츠는 공공재가 될 수 없으며, 프로리그가 전국체전이 되어서도 안된다. 이미 시민이 주체가 아닌데 용어부터 기만적 명칭인 시민구단이 아니라 시립구단으로 고쳐야 하고, 혈세로 운영되는 불합리성을 범국민적인 캠페인으로 알려야 한다. 또한 기업구단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시립 도립구단들은 중앙정부가 나서서 지분관계와 재정지원을 끊도록 해야하며, 지자체 도움없이 운영이 불가능하다면 궁극적으로 해체해야한다.
무엇보다 우선 향후 K리그를 참가하려고 만드는 지자체발 시도립구단은 창단도 하지 못하도록 법적, 행정적으로 못을 박아야 한다. 정치인들 치적을 위해, 소수의 만족을 위해 시민 대다수가 아무 관심도 없는 분야에 지금까지 합산하면 수천억에 이르는 혈세 빚잔치를 20년째 하고 있는데, 이를 대대손손 방치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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