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East Sea)
동쪽 바다
이 추상적이고 보통명사 같은 명칭을 사용할수록 세계에서는 일본해에게 잠식당해갔다. 유럽 사료에는 Sea of Corea, Coree가 많은데 처음부터 한국해(Sea of Korea)를 놔두고 왜 동해(East Sea)에 집착했었는지 답답한 노릇이며, 이제와서 모든 지도의 일본해를 동해로 다 바꾼다고 해도 얻을 실익이 있는지도 솔직히 의문이다.
방송이나 광고, 게임, 영화 등이나 심지어 정부 자료에서까지 실수로 Sea of Japan 들어간 지도를 넣었다가 매년 수없이 뭇매를 맞는데, 왜 계속 같은 실수가 터질까 생각해보면 한국을 제외하고 그런 지도가 대부분이라서 실수가 생기는 것이 당연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민족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겠지만 세계적으로 이미 일본해로 굳어져있고, 이것이 일본의 세기를 넘는 고착화의 결과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동해에 대한 집착은 반일감정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표적으로 서해는 이미 황해가 되었고 제주도 남쪽은 동중국해가 되어 대다수가 별 신경도 안 쓰고 둔감해진 것에 비해, 독도의 존재로 인해 동해에 관한 이슈는 일반인들도 현미경 수준으로 들여다본다.
동중국해도 중국에서 부르는 동해라서 붙여졌고, 베트남에서는 남중국해를 동해라 부른다. 덴마크와 독일은 발트해를 동해라 하고, 일본에는 동해 지역이 따로 있다. 그렇다고 극동해(Far East Sea)도 아니고, 북해(North Sea)처럼 유럽 주요 7개 국가가 맞닿고 있어서 세계적으로 상징성 역사성 대표성을 띄는 것도 아니라서, 동해는 한반도에서 말고는 부를 이유가 없는 보통명사에 가깝다.
천재일우로 동해가 이겼다고 해도 한글 그대로 Donghae가 되는 것도 아니고 East Sea라고 한들 국제적 외교적 문화적 이득이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로는 그냥 일본해가 되지 않아서 다행인 수준이 될 수도 있다.
다음은 일본 외무성이 조사한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지도, 미 의회 도서관 소장 지도, 독일 소장 지도에서의 명칭 조사 결과이다. 한국해(Sea of Korea, 조선해)는 18세기까지만 해도 대세였으나, 조선 국운이 쇠퇴하고 19세기 일본의 개방과 제국화로 일본해가 세계적으로 알려져서 고착화된 것이다. 동해는 사실상 거의 없다시피 하다.
독도 침탈 문제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내는 등 각계에서 부단히 노력해왔는데, 문제는 세계가 그 논쟁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 기록이 많은 한국해를 놔두고 별다른 전략도 없이 동해가 무조건 맞다고 한다면, 제3자가 보기에는 "우리 기준에 동쪽에 있으니까 동해야" 하는 정도의 몽니로 보일 수도 있다.
처음부터 Sea of Korea를 확고하게 못을 박았다면 이 정도까지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역사적 근거가 충분한 Sea of Corea, Mer de Corée를 왜 간과했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동해로 워낙 벌려놓은게 많아서 이제 와서 또 한국해라고 하자니 설득력이 줄어들기도 해서, 일각에서는 어쩔 수 없이 '청해(Blue Sea)'라고 하자는 말도 있는데, 한일 양국은 물론 세계가 그런 생소한 이름을 쓸 이유가 없다. 동해는 국내에서 날씨같은 곳에 쓰고 이제는 한국해/일본해 중에 택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인도양이 인도 것도 아니고, 필리핀해가 필리핀 소유도 아니므로 굳이 바다 이름에 물적 인적 자원을 낭비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껏 기를 쓰고 명칭을 바꾸고 지키려는 일본의 함의(含意)도 무시할 수는 없기에, 늦었지만 동해 명칭의 대내외 정책의 방향에 있어서 한국해, SEA OF KOREA로의 단일화를 제안하고 싶다.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년고도 경주의 미래는 황룡사 복원부터 (0) | 2022.06.21 |
---|---|
일본의 0엔 부동산은 한국의 미래 (0) | 2022.06.16 |
그리스 로마 신화와 음악 (0) | 2022.06.07 |
혈세낭비 프로축구 K리그 시민구단 (7) | 2022.06.03 |
궁예 몰락에 대한 시선 (0) | 2022.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