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미항? 3대 미항?
여수는 세계 4대 미항을 캐치프라이즈로 내걸고 있다. 그런데 기존에 알려진 3대 미항(나폴리, 시드니, 리우데자네이루)은 전혀 공신력이 없는 것으로, 누가 어떻게 정했는지도 모르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만 상식이자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삼대 문파처럼 뭔가 무협지스럽게 등급 매기는 것을 좋아하는 동북아 문화의 상징 같은 재료인 '3대 미항'은 일본의 미디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드니와 나폴리는 원래부터 미항으로 손꼽는 편이긴 하지만, 순위권은 각지의 문화와 개개인의 미적 기준에 따라 수시로 바뀌며 세계의 수많은 항구들이 후보에 오르내린다. 아래 후보 도시들을 보면 4대를 자처하는 여수가 약간 낯간지럽기는 하다.
* 세계 4대 미항의 다른 경쟁 후보
뉴욕, 싱가포르, 바르셀로나, 홍콩, 이스탄불, 베네치아, 스톡홀름, 밴쿠버, 나가사키, 로테르담, 나소, 두브로브니크, 톈진 등
여수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른 지자체들도 앞다투어 마치 월드컵 대회인양 4대 미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뉴스만 찾아봐도 부산, 창원, 포항, 통영 등 종착역 없는 물밑 경쟁이 전국적으로 치열하다.
이 '세계 4대'는 치적성 전시행정 홍보에 효과 만점으로 누가 공인하는 것도 아니고, 세계적 미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경관 미화 사업의 포부와 주입식 삼인성호 효과로 국내에서 여수는 이미 세계 4대 미항으로 확정된 것과 다름 없는 분위기다.
거기에 '여수 밤바다' 노래까지 이미지메이킹과 감성 마케팅 효과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각계의 여러 노력의 결과로 여수는 충분히 아름다워졌다.
다만, 여수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있었으면 세계적 미항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뉴욕 리버티 섬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돌산대교 앞 장군도를 활용해서 거대한 이순신 동상 겸 전망대를 세운다면, 여수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상징물이 되지 않을까.
오는 7월부터 엑스포 박람회장의 빅오쇼(Big-O Show) 공연도 다시 개장한다. 초대형 워터스크린을 이용한 물과 빛, 불, 그리고 음악의 향연은 카메라로는 분위기를 담아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화려하고 현란하며, '빛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여수에게도 잘 어울리게 하는 한 밤의 홀로그램 오케스트라이다.
쇼의 내용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타겟팅인데 가격이 약간은 부담되는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세계 여러 유명 관광지의 화려한 분수쇼가 특별히 요금이 없다는 점에서, 비록 빅오쇼가 기술적으로 진보한 쇼라는 점을 감안해도 가격 책정을 재고해볼 필요도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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