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코로나 영향으로 항로가 막혀있지만, 부산과 주변지역에서 비행기 없이 당일치기 해외여행이 가능한 곳이자, 배로 1시간만 가면 도착하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해외여행지인 대마도는 반일 불매운동과 한국인 출입금지업소 같은 이슈로 인해 2019년 관광객이 급감했다. 일본 내지인들에게는 그다지 볼거리도 없는데 멀리 있는 외딴 시골 섬이라 가성비가 떨어지므로, 여행수요는 한국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유튜브 등에서 알려진 "한국인 출입금지"는 극소수의 경우로, 말도 안 통하는데 "써-비쓰" 같이 되지도 않는 콩글리시 섞어가며 막무가내로 요구하거나, 물건도 사지 않고 무례하게 행패를 부린 사람들 때문에 학을 뗀 경우다. 애초에 그런 시골의 작은 가게는 관광객 유치해서 큰돈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현지인 상대로 조용히 장사하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말 그대로 시골이라 인공적인 놀거리, 즐길거리는 거의 없는 관계로, 부산에서 부담 없이 일본에 왔다는 분위기만 느끼기에는 적합하다. 필자의 경우 사람 별로 없는 곳을 좋아하고, 가깝고 비용이 별로 안 드는 해외라는 것이 큰 장점이라 가끔 조용하게 머리를 식히거나 기분 전환으로 방문하곤 했다.
산이 많은 섬이라 도로 교통편이 좋지 않으므로 렌터카를 이용해야 섬 여러 군데를 다닐 수 있다. 그렇다고 아예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섬의 중심지 이즈하라에는 마트와 쇼핑몰, 이자카야, 푸드체인, 향토 음식점이 많다. 대마도는 한가로운 자연 풍광 속에서 편의성을 갖춘 여행지였다고 정의 내리고 싶다.
가정집에 구경한다고 막 들어가는 경우처럼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않는 여행객들이 꽤 있다. 낚시 목적으로 입도한 사람들이 해안가에 온갖 쓰레기를 다 던져놓고 가서, 그거 치우다 보면 없던 혐한이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또, 많이 찾는 여름철 미우다 해변의 화장실에 가보면 그냥 가관이다.
대마도를 다니다 보면 내지인들에 비해 퉁명스러운 접대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영향의 일부라고 이해된다. 만약 내가 전원생활을 즐기려고 시골에 살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 관광객들이 밀물처럼 들이닥친다면 그리 환영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일본은 고성방가나 민폐 행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고, 한국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나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며 굳이 일본이라서기보다 문화적 차이와 충돌로 이해해야 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 정부에서 낙도인 대마도 개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관광 자원이나 편의시설에 비해 방문객은 급속도로 늘어났으며, 관광객 대량 유치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관광과 하등 관계없는 주민들과의 마찰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반일, 혐한 같은 정치적인 감정이나 독도영유권 문제 같은 이슈는 평범한 시골 섬 사람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대마도 사람들은 역사적으로도 한일 양국이 사이좋게 지내야 평화로운 왕래로 융성했기 때문에 한일 우호를 우선시해왔으며, 한국인 관광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굳이 여행하러 가서 정치적인 감정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2019년의 반일불매운동과 2020년부터 코로나 영향으로 한국 상대로의 관광업은 궤멸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피해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소나 해외 취업한 사람들이 많이 받았고, 기대(?)와 달리 대마도 주민들의 대다수는 관광업에 종사하지 않기 때문에 "고소하다", "우리 없이는 안될 걸" 하는, 교만하고 옹졸한 마음은 접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여행의 목적은 개선(凱旋)하는 정복자가 아니라 이색적인 문화와의 정서적인 교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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