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슈가 뜨면 여러 사진 뉴스 등 소스를 짜깁기해서 이게 동영상인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인지 모를 영상을 만들어 그럴듯한 낚시성 제목과 썸네일을 달아서 조회수와 수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 "XX의 눈물", "OO의 고백" 처럼 가십성 있고 자극적인 썸네일을 보고 들어가면 창작이나 특종은 전혀 없고 그냥 뉴스 내용 읽어주는 수준이며 제목과 거의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사이버렉카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견인비 챙기려고 역주행하면서 앞다투어 달려드는 렉카차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미국이 북폭한다는 허위 선동을 하거나, 얼마 전에는 아예 유명인의 사망설을 날조하는 등 사회적 물의까지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도 유희열의 표절에 관련해서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던 렉카들이 이슈가 생기자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수익을 챙기는 행위 때문에 진짜 전문성을 가지고 고발하는 내용은 뒤로 밀려나고, 그 내용을 따와서 ppt한 영상이 상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편집물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쉽게 알려주는 매개체로 역할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영상을 그대로 따와서 자신의 고유 컨텐츠인양 낚시하면서, 그러한 작업방식으로 문제가 된 유희열을 비판하는 모습은 똥 묻은 X가 겨 묻은 X를 나무라는 전형적인 광경으로 좀 우스워 보인다.
몇 년 전에는 사진 몇 개 넣고 타이핑한 글을 AI 성우로 변환해서 송출한 형편없는 영상도 많았는데, 유튜브에서 수익을 제재하자 지금은 본인들의 목소리는 나온다. 이런 사례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영상 플랫폼에는 중립성을 갖춘 심의위원회나 옴부즈만 시스템이 미비하므로, 플랫폼 측에서 확고한 기준을 제시하여 황색 저널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1. 직접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몇% 이상 삽입되어야 한다.
2. 다른 채널 또는 방송의 영상은 출처 및 자료화면이라는 문구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고, 플랫폼에서는 가능한 원 저작자로 수익이 자동으로 돌아가게 설정할 수 있도록 장치한다.
3. 낚시성 썸네일과 제목 적발 시 보다 강력히 제재한다.
사이버 렉카들은 자신들의 창작물은 1%도 없으면서 수익을 싹쓸이하며 창작자의 의욕을 꺾고 있는데, 위의 2번만 제대로 시행되어도 무분별한 정보성 클립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 본다. 그러나 아직도 플랫폼 측에서는 구독자가 많고 다수가 보는 것은 검증되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레퍼런스도 적당히 해야 하는데, 그 적당히가 늘 문제이며 렉카들은 선을 한참 넘었다고 본다. 아이디어 기획 과정부터 공들여 촬영한 영상에 편집자의 정성까지 들어간 컨텐츠가 소외받고, 인터넷에 널린 소스 퍼담아서 뚝딱 만드는 양산형 게시물이 득세할수록 크리에이터의 박탈감은 커지고 컨텐츠 문화의 생산성과 그 가치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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