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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에 또 하락, 더존비즈온 주가 전망

moonstyle 2022. 5. 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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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 CI

국내 중소기업 ERP시장의 독보적 1위를 자랑하는 회계프로그램이자 회계 구인란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더존 가능자'로 그 위상이 설명가능한 더존비즈온(012510). B2B 시장을 장악하여 매우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창출하고있고 ERP는 한 번 도입하면 교체하기 힘든 특성상 더존비즈온은 인터넷 성장산업의 대표격인 플랫폼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까지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해왔다.

 

더존비즈온 10년 주가 흐름


역사상 고점을 찍은 이후에 그 이상의 성장동력이 정체되어 있다는 것과 주식시장 호황기를 지나면서 인터넷 관련주들이 앞다투어 거품이 걷히고 있는데, 더존비즈온의 하락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지난해 회계오류 사태이후로 별다른 반등한번 주지않고 펀더멘탈에 비해 지나치게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Signal 1: 대주주 매도

 

2020년 주식시장 호황으로 역사적 고점을 형성한 후에 2021년 3월 대표이사는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에 보유주식 4.77%를 주당 11만원에 블록딜로 넘겼다. 동사에서는 해외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았다는 식으로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대주주의 고점 매도로 정확하게 받아들여 순식간에 8만원대로 조정을 받았다.

 

개인투자자들은 베인캐피탈이 정말 저렇게 높은 단가에 매입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기도 했지만, 이후 블록딜 공시를 냈고 베인의 지정 이사가 선임되는 등으로 ICT에 관한 전문성을 가진 투자 자본이 매입한 단가 위로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또한 더존비즈온의 가장 기대감이 큰 모멘텀은 한국전력 ERP 교체였다. 자회사 사용권 관련한 소송까지 진행한 SAP와의 불편한 관계와 공기업 S/W 국산화 여론에 맞물려 동사의 3,000억원대의 대박 수주 기대감은 수년동안 이어져왔다. 관련법에 따라 공기업 소프트웨어 입찰 시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다는 것과 공기업 수주 실적을 확대하고 있고 국내 1위로 검증된 토종기업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절정에 다다르게 했다.

 

수년째 반복되는 한전 ERP 사업 관련 뉴스들 (구글 검색 결과 캡처)

 

하지만 몇년동안 똑같은 뉴스가 반복되고 '올해는 할 것이다', '더는 미룰 수 없다'와 같이 소문만 무성할 뿐 별다른 입찰 소식이 없고 한전에서도 전력이 국가기간망이라는 특성상 삼성SDS, LG CNS와 같은 대기업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예외 신청을 검토하는 등 시장에서도 그 기대가 상당히 희석되었다. 대신에 2021년 하반기 동사의 주가 반등에는 '매출채권팩토링'이라는 모멘텀이 작용했다.

 

Signal 2: 자사주 매도

 

쉽게말해 어음결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소기업의 채권을 수수료를 받고 선매입해주는 시스템인데, 중기지원을 장기 과제로 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추고 동사의 고객 DB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으로 주목받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연이은 매수로 주가는 10만원대 이상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그런데 이렇게 주가가 반등하자 더존비즈온은 2021년 9월 매출채권팩토링 파트너인 신한은행에 자사주 723억원어치를 매각한다. 2021년 3월에 이은 두번째 블록딜이다. 이후 얼마 지나지않아 공교롭게도 더존비즈온은 회계담당자의 실수로 3분기 당기순이익에서 92억을 적게 공시하는 역대급 참사를 냈고, 증감률 -85.5%로 어닝쇼크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졌다.

 

 

문제는 곧바로 정정공시를 냈지만 주가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계프로그램 회사가 회계를 틀렸다'는 오명은 시장의 신뢰를 훼손했고 하방 일변도의 주가흐름은 MSCI 지수 편출로 결정타를 맞았다. 여기서 또 작은 포인트가 있는데 회계 참사 이후에 비중은 크지 않지만 퇴직임원이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는 공시도 있었다.

 

이렇게 2021년 이후 동사 주가의 추락원인은 단기적으로 공시 참사의 영향에 의한 하락과 그로 인한 MSCI 편출의 콜라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그 하락시점의 트리거를 들여다보면 3월 대표의 매도, 9월 자사주 매도, 12월 임원 매도, 즉 내부자의 매도가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3월과 9월은 더할나위 없는 고점이고, 12월은 저항까지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시장에서 대주주의 매도는 초강력 악재이다. 회사를 키워오며 그 가치와 내부사정을 가장 잘 아는 장본인이 팔았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회사의 가치가 주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총이 크지 않은 코스닥 소형주의 경우에는 대주주가 소위 말해 해먹고 나가면 거의 상폐이거나 그 수준으로 곤두박질쳐서 회복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치주인가 성장주인가

 

2021년 결산배당 기준 더존비즈온 보통주의 시가배당률은 0.6%로 다른 성장산업처럼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우선주는 3.2%이나 비상장이다.) 그런데 더존을 이용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수는 한계가 있고, 세무회계 프로그램 시장은 치열해져서 더존이 계속 절대 강자로 군림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과, 신사업인 매출채권팩토링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아직 초창기라 검증이 불확실하는 점에 비해 배당성향이 상당히 좋지 않다.

 

여러 악재를 반영하고 다시 반등하지 않는 현 주가가 말해주는 것은 동사가 피크아웃을 찍었다는 반증이며, 기존 회원사의 정기적인 S/W 이용비로 수익을 지속하는 가치주 스펙트럼에 가깝다고 조심스레 평가를 내리고 싶다. 더욱이 성장 기대감보다 실적이 주가를 늘 좌지우지하고 배당 기대감도 없다면 성장주로써도 가치주로써도 매력이 없다는 의미이다.

 

 

배당 확대와 주주친화 정책이 절실

 

대주주가 대량매도할 정도로, 성장동력이 크게 남아있는 기업이 아니고 돈도 잘 버는데도 배당이 극도로 미미한데에 따른 주식 보유의 근본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더존비즈온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에 하나가 투자자에 대한 기업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적인 여론이 있자 여러 기업이 22년 들어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등의 카드를 내놓고 있는데, 더존비즈온의 경우는 올해 초 대표가 다시 일부 매입했다는 소식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해마다 증가하는 영업이익을 자랑하던 더존비즈온의 피크아웃 해결은 매출과 이익의 성장성 회복에 있는데, 해외진출의 성공이나 비약적인 성장국면에 돌입할 새로운 사업을 내놓거나, 또는 앞서 언급한 한국전력 ERP 교체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다음의 또다른 대형수주 기대 및 체급 자체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고 모든 악재를 한 번에 털어버릴 수 있다.

 

문제는 그런 희망을 갖고 접근하기에는 마치 바이오기업의 임상 성공과 FDA 승인을 기다리는 것만큼 막연하다는 데에 있다.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지만 그에 앞서 주식보유의 메리트를 선사할 전사적인 주가부양 의지가 없으면, 홍보팀이 돌린 뉴스로 오를 수 있을만큼 시장은 호락하지 않고 참가자의 외면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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