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원유 인버스 ETN 손실의 구렁텅이 (월물교체, 괴리율)

moonstyle 2022. 6. 9. 10:26
반응형
존버는 패배한다

 

 

원유 ETN의 일반적인 장기 흐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이슈로 극도로 오른 원유 가격을 보고 개인투자자들은 이만큼 올라왔으니 내려갈 일이 남았다며, 원유 인버스 상품을 마구 사들였다. 역사가 반복되듯이 마치 2년여 전 마이너스 유가가 실현되었을 때, 올라간다는 믿음으로 사들인 레버리지 상품으로 전전긍긍하던 개인투자자가 오버랩된다.

 

하지만 이번엔 인버스라는 점, 전쟁 이슈가 있다는 점, 주식시장 참가자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 다르다. 마이너스는 언젠가 플러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의 유가는 언젠가 내려가겠지만 상한선을 모른다.

 

롤오버, 괴리율, 콘탱고, 백워데이션 등 ETN 가격형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접근한 투자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개념을 알았으면 선물에 직접 뛰어들거나 단타로 벌써 나왔지, '존버'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할인되는 가격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접근했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아래 딱 2가지만 알면 된다.

 

1. 월물교체
2. 괴리율

 

 

(실제로는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 복잡하고 예외가 많지만, 무지성 매수자를 위해 최대한 단순하게 기초적인 원리만 설명한 점 참고 바랍니다)

 

 

1. 월물교체

 

현물인 주식은 특별히 시한이 없이, 상폐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거래할 수 있다. 그래서 존버, 즉 장기투자가 가능하다.

 

원유 ETN의 경우는 '선물'을 연계한다. 선물은 거래의 마감시한이 존재하며 원유는 한 달마다 상품의 시효가 끝난다. 그런데 ETN은 시한 없는 주식시장에 연계해놓았다. 그럼 운용사가 시효가 끝난 지금의 상품을 팔아 다음 달 상품을 사들여야 한다.

 

문제는 다음 달 상품이 곧 마감되는 지금의 상품보다 가격이 높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더 비싸게 주고 사야된다. 그 비용이 ETN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다. 이것이 롤오버 비용이다. 이렇게 롤오버 비용이 반영되면 분명 원유가격이 올랐는데 레버리지 ETN 가격은 별로 안 오른다.

 

즉, ETN은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록 손해가 누적되며, 단기 급등락 하지 않는 이상 원하는 수익이 잘 안 나온다.

 

물가는 오르기 때문에 미래의 가격이 높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렇게 다음 달, 다다음달의 선물 가격이 현재보다 높은 상황이 일반적이다. 이것을 콘탱고라고 한다. 그 반대는 백워데이션 이라고 하는데 흔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 반대로 인버스 ETN을 잡았다면 "더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콘탱고가 좋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인버스는 내려가는데 타이밍 맞게 매매하지 않는한 좋을 수가 없다.

 

레버리지를 하든, 인버스를 하든 뭘 해도 일단 손해보고 시작하고, 버틸수록 그 비용이 계속 늘어난다.

 

이래서 원자재 선물 ETN 장기투자는 안된다. 구조적으로 지는 게임이다.

 

 

 

2. 괴리율

 

운용사가 선물을 주식시장 현물로 연계해놓았지만 정확하게 맞출 수가 없다. 매수자나 매도자가 많아지면 실제 선물과 1:1 연동이 안되고 더 비싸지거나 더 싸지기도 한다.

 

대체로 이슈가 뜨면 묻지마 매수세로 인해 실제 선물 가격보다 ETN의 호가가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1배면 큰 차이가 없는데 2배인 레버리지나 곱버스로 가면 괴리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그 가격에 파는 사람이 없어 호가가 계속 올라가면, 운용사가 물량을 대고 대신 그 가격에 팔아줘서 괴리를 맞춘다.

 

 

LP가 균형을 최대한 맞추지만, 매수세가 강하면 이를 커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근데 운용사가 대신 팔아주는 물량도 한계가 있다. 이 물량을 대주는 역할을 LP라고 하는데, LP 보유량이 다 떨어지면 호가는 계속 올라가게 되어 실제 가치는 200원인데 250원 260원에 거래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상황이 계속 되면 거래소에서 괴리율이 내려갈때까지 단일가로 전환해서 강제로 낮춘다.

 

아무튼, ETN을 사들이기로 했다면 괴리율을 봐야 사자마자 덤터기를 안 쓰는 것이다. HTS나 MTS 창에 괴리율 x.xx% 친절하게 표시를 해놨으니 그걸 보고 사야 한다. 아무리 전망이 좋아도, 괴리율이 높은 상품은 왠만하면 안 건드는게 좋고 다른 상품도 많으니 비교해서 결정해야 한다.

 

 

버틸 수록 힘들다

 

 

괴리율은 그렇다쳐도, 월물교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분명 유가는 본전 근처에 왔는데 ETN은 마이너스를 찍고 있고 갈수록 %가 늘어나면, ETN은 개미의 유일한 장점인 '존버' 를 정말 어렵게 한다. 선물의 극단적인 상승이나 하락이 없다면 손가락만 빨게 되는 것이다.

 

선물 투자하자니 청산될까봐 무서워서 ETN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물이 한 방에 간다면 ETN은 천천히 피말려서 죽인다. 장기투자 하지말라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특히 유가는 사소한 세계 정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전 세계 투기꾼들이 다 모여서 요동치기 때문에 단기적인 접근도 어렵다. 선물 뿐만 아니라 ETN도 위험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파생은 관련된 상품까지 모두가 위험하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