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가치투자 전도사들은 어디 갔을까

moonstyle 2022. 8. 5. 16:11
반응형

 

2020년 코로나 대 반등 시기 TV 강연 프로그램에 많이 나와서 투자 전도사로 활동했던 모 자산운용사 대표는 화려한 언변으로 수많은 새내기 투자자를 주식판으로 끌어들였다.

 

집 팔고 주식 사라
돈이 일하게 해라
우량주 잘 골라서 계속 사면 된다

 

예능 프로에는 한국의 워런 버핏처럼 소개되어 가치투자의 대가로 알려졌는데, 그때마다 의문점이 재산이 얼마인지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었고 절대 알려주지도 않았다. 미국의 워런 버핏은 구체적 자산과 보유종목, 수익률까지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어 가치투자의 전설로 만인에게 저절로 증명이 되는데, K-워런 버핏은 어느 날 갑자기 인플루언서처럼 나타나 돈 많이 벌었다는 두루뭉술한 자기소개가 전부였다.

 

주식 계좌도 없고 관심도 없던 사람에게 그의 강연은 입문을 유도하는 교양서가 될 수는 있었지만, 기초 과정조차도 없었다. 매매의 스킬은 오로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좋은 회사를 '그냥 사라' 였고, 코스피 3천과 9만전자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가치투자 전문가들은 박스에 갇혀 수년 동안 횡보할때는 조용히 있다가 상승장에 갑자기 활개 친다. 그렇게 동학개미시절 주식판에 들어온 사람들은 불과 1년여 만에 TV 유튜브에 출연하는 전문가나 증권사 영업맨들을 욕하고 있다. 즉, 넓게 보면 가치투자 전도사들이 조용할 때 주식을 모아놨다가, 그들이 잘 나가고 유명해져서 코스피 저평가를 부르짖을 때 파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과거 차트를 보여주며 우상향만 하는 주식은 없다는 것부터 알리는 것이 첫번째고, 코스피에서 가치투자가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우량주도 싼 가격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마인드를 심어주는 일이 우선이지만 그들은 대충 사면 된다고 했다. 아주 기본적인 것마저 개미에게 알려주면 물량을 못 떠넘기기 때문이다.

 

 

 

한 10년이 지나면 몇몇 종목은 가치투자자의 말이 맞을 수 있다. 그말은 곧 아무리 우량기업이라도 어떤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가치투자조차 결국 운이 작용하는 도박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미들은 1년은 커녕 몇 달도 못 참는다.

 

워런 버핏은 80억 중에 단 1명이며, 모든 사람은 다르다. 그는 그만의 원칙을 지켰고, 나도 나만의 원칙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는 가치투자가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도 애플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 위험하지 않은 주식은 없다.

원하는 가격대가 올 때까지는 몇 달이든 몇 년이든 기다려서 절대 사지 않는다. 물려서 기다리는 것보다 행복하다.

얼마에 사서 몇% 먹고 팔겠다는 그림을 그려라. 또, 그것이 현실적인지 철저히 복기할 것.

사기 전이나 팔고 나서 움직여도 내 것이 아니라는 마음가짐.

별 생각 없이 놔뒀더니 더 올라간 것은 운이다. 패 안 보고 걸어서 먹은 것.

칼손절 가격을 정하고 무조건 팔아라. 다른 때나 다른 종목을 또 도전하면 된다.

손절가까지는 무조건 빠진다는 생각을 갖고 물 탈 생각하고 비중을 조정하라.

"설마" 거기까지 가겠냐는 생각이 들면 거기까지 간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면 하지 마라.

"이번엔 다르다" 다르지 않다. 만에 하나 다를 수 있어도 지나고 보면 수렴하게 되어있다.

금액이 아니라 수익률이다.

어느정도 벌었다면 계좌에서 그만큼 돈을 빼라. 복리효과는 욕심을 만든다.

진짜 돈 잘 버는 사람들은 자랑하지 않는다.

누가 얼마를 벌든 신경 끄고 오직 내 돈, 내 밥값만 생각할 것.

 

인간은 감정적이며 어리석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므로, 이런 원칙을 정해놓고도 스스로 잘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그런 실수를 줄이는 것도 과정의 일부이다. 투자는 내 스스로의 욕심과의 싸움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