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도시라는 기대감에 도착하면 여느 지방도시와 다름없는 풍경에 지붕에 기와만 갖다 붙인 퓨전 건물이 장식하고 있는 도시. 미적 감각이 전혀 발휘되지 않은 난개발로 천년의 고도는 불과 반세기만에 국적 불명의 도시로 전락해버렸다. 현재의 경주를 역사도시로 대외에 홍보하며 해외의 관광객을 끌어드리는 작업은 과대포장 광고가 되었고 재방문율은 극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등의 유적지, 유물들만으로 항상 새롭고 남다른 것을 원하는 우리의 고객들이 끊임없이 찾기를 바라는 일은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꼴과 다를 바 없다. 대량관광시대를 넘어 관광객의 눈은 갈수록 높아져 가고 그들의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뚜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컨텐츠가 필요한데 경주에는 세대를 넘은 감흥을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