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라는 한정된 공간은 손님과 택시기사라는 관계를 떠나서 처음 만난 사이가 마치 오랜 친구가 된 듯, 넋두리와 담소를 나눌 수 있게 하는 매개체이다. 30년 전의 작품이라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흡연문화가 발달된 유럽의 낙후된 소형택시 이미지는 번쩍이는 중형택시를 타고 다니는 우리나라의 쾌적한 모습과 달리 클래식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먼지가 끼여 있는 창문과 담뱃재가 흩어져 있는 바닥 그리고 담배연기와 섞인 구형 차의 독특한 기름 냄새와 털털거리는 엔진소리는 비위생적이라는 편견을 잠식시켜줄 오래된 것 만의 매력이다. 나름 낭만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며 처음 접한 파리의 코르디부아르 출신 택시기사를 보면서 홍세화의 가 떠올랐다. 프랑스의 보잘 것 없는 소형 렌탈택시는 할증요금을 받을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