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영역에 호기롭게 갔다가 예전에 그곳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들과 같은 전철을 밟아 하나둘씩 제거되거나 자멸하며 결국 대원 전체가 증발해버리는 매우 비슷한 플롯의 두 영화지만 흥행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지를 받았다. 알포인트는 저예산임에도 밀리터리 공포물의 대표작에 등극한 반면, 남극일기는 최근에 재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당시로서는 블록버스터급의 예산을 들였는데도 평단과 관객에게 괴작 내지 졸작 취급 받으며 돈을 어디에다 쓴지 모를 것 같은 영화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다. 비슷한 발상으로도 디테일과 연출 역량에 따라 천양지차를 보인다는 점도 있지만, 알포인트에 비교해서 남극일기에서 유독 돋보이는 단점은 치밀함과는 거리가 먼 산만한 전개에, 눈보라 속에서 덜덜 떨면서 중얼거리는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