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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과 무기력을 대하는 자세

많은 일을 그만두면 됩니다. 많은 일 때문에 번아웃이 왔는데 많은 일을 계속하면서 무기력증을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하는 등 스트레스 푸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뭘 해봤자 다 임시방편일 뿐이죠. 일을 줄여라? 그게 줄인다고 줄여졌으면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욕심을 버리고 반야심경을 외우며 가까운 산에 올라 암자를 찾아 108배를 한 후 인생무상 공수래 공수거를 깨닫고 다음날 회사에 가서 사표를 제출하십시오. 사직서에 대한 반응 첫번째, 갑이 될 경우 본인의 능력이 출중하여 대체불가의 에이스일 경우 회사는 조건을 들어주겠다며 적극적으로 만류할 것입니다. 일 욕심이 있다면 연봉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여 금융치료를 받는 것이 정신건강에 가장 좋습니다. 또한 근무시간 등의 조건을 조정할..

좋소랩소디 2022.07.13

테리보더 사진전 EAT PLAY LOVE

음식물과 철사를 이용한 벤트(Bent) 아티스트인 테리 보더(Terry Border)의 작품전에 다녀왔다. 벤트 아트의 실물을 영접하는 것을 기대했는데,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는 사진을 전시한 형태였다. 사진이야 고화질로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데 굳이 수년간 전국의 지자체 공공전시장을 순회하며 전시할 거리가 되나 솔직히 의문부호가 남았지만, 기발하고 익살스러운 작품세계를 소외된 지역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소개하여 시각예술 문화를 향유하는 취지 자체를 공감해야만 한다. 전시장 한켠에는 벤트 아트 체험 행사가 열려 도구들을 이용해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리고 테리 보더의 작품은 작가의 공식 홈페이지나 인스타그램에서도 감상할 수 있고, 유튜브에는 작품을 이용한 애니메이션과 만드는 과정을 업로드..

생활 2022.07.12

포항 송도해수욕장과 송도솔밭

전국 최고의 백사장을 자랑하던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포스코가 들어서자 모래가 점점 유실되어 2000년대 들어서는 해수욕장으로써의 기능을 할 수 없었고 폐장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수질 오염 문제로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았고, 해수욕을 위해서는 공단과 도시생활권에서 떨어진 북쪽의 칠포나 월포로 건너가야 했다. 가뜩이나 없는 백사장 위에다가 도로까지 개설하여 물이 보도 안벽에 닿을 정도로 완전히 사라졌던 송도해수욕장은 양빈사업을 실시, 모래를 채워 넣고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잠제(수중방파제)를 설치하여 조성한 인공 해변으로 탈바꿈했다. 지금의 사장 폭을 보면 옛 영화까지는 어렵지만 눈에 띄는 노력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고 발만 담그는 수준이다. 비교적..

여행 2022.07.10

영천 만불사

과거에는 동남아, 현재는 중국풍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영천 만불사는 문화재가 아니라 특정 종단이 운영하는 사원이기 때문에 관광지로서 크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입장료도 없고 입장객을 대상으로 한 포교 및 선교 활동도 전혀 없으므로, 불교문화의 진수를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불국사나 석굴암을 불교 신자라서 가는 것이 아니듯이, 종교적 선입견 없이 거대하고 압도적인 수의 불상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이색적이고 매력적인 곳이다. 한자문화권에서 만(萬)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모든(all), 가득(full)의 관용적 의미다. 만불사(萬佛寺) 소개에 의하면 불상의 수는 20만에 달하며, 한국 최대, 최다를 자랑한다. 메인 홀과 같은 만불보전(萬佛寶殿) 내부로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규모와 화려함에 압도되며 잠시 ..

여행 2022.07.06

불법 재하도급, 하청은 폰지사기

다른 의미의 낙수효과 세계 대부분의 산업구조는 피라미드이며 한 기업이 모든 파트를 다 생산할 수 없으므로 구매라는 이름으로 하청의 재하청의 재재하청을 거친다. 문제는 불법 재하도급이며, 중간에서 떼먹기만 하고 품질은 저하되어 최종 고객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대기업은 비용 압박에 단가를 인하하려 하면서도 품질경영을 내세워 하청을 쥐어짠다. 사장이 재하청을 대하며 하는 말이 항상 "대기업도 이렇게 한다" 였고, 더 심한 군대식 내리갈굼을 시전한다. '좋소기업'의 탄생은 대기업의 낙수효과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모순적 구조와 악순환 원청에게 하청은 납품을 대가로 지배를 받고, 매출이 예속되어 있어 불합리성을 따라야 하는 의무를 진다. 자율성을 보장받지만 책임과 의무를 전가하기 위한 목적에 가깝다. ..

좋소랩소디 2022.07.04

좋소기업은 사회 시스템이 함축된 피사체

기업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세포로 이뤄진 유기체다. 원래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기업일 수도 있었지만, 유해하거나 쓸모없는 세포들이 많아질수록 '좋소기업'이라는 정체성이 확립된다. 물을 흐리는 세포를 하루빨리 도려내야 하는데 이를 방치할 수록 유익한 세포들은 다 빠져나가고 회사는 썩은 물로 가득 차게 되며, 이는 사장의 경영방식에 의한 영향이 절대적이고, 그가 자초한 일이다. 역삼각형 구조 회사의 성과를 추수할 때쯤이면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수익을 다 가져가고 남은 찌꺼기를 쥐어짜서 운영한다. 출근도 안 하는 백두혈통 가족들이 주요 직책을 꿰차고 고임금을 받아 가는 것은 흔한 일이고, 작은 회사의 생존은 영업이 전부이므로 사업을 영위하는데 기여한 영업 임원들이 수익이 생기는 족족 뜯어가기도 한다. 이런..

좋소랩소디 2022.07.03

세계 4대 미항 여수 밤바다, 빅오쇼

세계 4대 미항? 3대 미항? 여수는 세계 4대 미항을 캐치프라이즈로 내걸고 있다. 그런데 기존에 알려진 3대 미항(나폴리, 시드니, 리우데자네이루)은 전혀 공신력이 없는 것으로, 누가 어떻게 정했는지도 모르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만 상식이자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삼대 문파처럼 뭔가 무협지스럽게 등급 매기는 것을 좋아하는 동북아 문화의 상징 같은 재료인 '3대 미항'은 일본의 미디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드니와 나폴리는 원래부터 미항으로 손꼽는 편이긴 하지만, 순위권은 각지의 문화와 개개인의 미적 기준에 따라 수시로 바뀌며 세계의 수많은 항구들이 후보에 오르내린다. 아래 후보 도시들을 보면 4대를 자처하는 여수가 약간 낯간지럽기는 하다. * 세계 4대 미항의 다른 경쟁 후보 뉴욕, 싱가포르, 바..

여행 2022.06.30

정신과 시간의 방 "회의실"

모든 것은 너의 짐이고, 너의 탓이다 회사 업무의 핵심이자 상징과 같은 회의를 우리도 해보자는 것이 근본적인 취지이다. 영화처럼 그럴듯하게 아이디어가 샘솟는 브레인스토밍을 원하지만 현실은 코스프레이며 생산성이 전무한 '답정너'의 반복이다. 사장도 회의가 뭔지 모르고 신세한탄에 화풀이하고 싶거나, 상석에서 한마디 하고 싶은 즉흥적인 마음에 불러 모으는 경우가 많다. * 회의 성격 1. 일장 연설, 자랑 2. 명령, 통보 3. 떠넘기기 4. 인민재판 또 북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북한의 선거는 투표율 99%, 찬성 100%로 알려져 있다. 실질적으로는 선거를 빙자한 호구조사와 충성심 테스트, 세뇌교육 시간이다. 회의의 색채도 이와 비슷하다. 일단 다 모여서 느슨해진 소속감을 쟁취하고, 책임감을 부여하고, ..

좋소랩소디 2022.06.28

좋소유치원

좋소 생활 중에 느낀 바, 열에 아홉 정도의 사람들은 나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매우 유치하다는 것이었다. 환갑이 다 되어가는 사람이나, 회사 짬밥이 10년 된 사람이나, "설마 이런 걸로?" 할 때마다 진짜 그랬고, 나는 후배에게 회사를 OO유치원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고자질 선생님 쟤가 그랬대요 평소에는 세상 다 산 도인처럼 나이로 거들먹거리면서, 정작 사장 앞에서는 서로의 치부를 일러바친다. 중요한 건 사장이 그걸 은근 유도하며 좋아한다는 것이고, 어린이들은 서로의 무덤을 파는 일이라는 것을 망각한다. 조선시대에는 오가작통법, 북한에는 5호담당제로 주민들끼리 일러바치게 만들며 내밀한 집안 사정도 감시 및 통제하고 사회를 경직시켜 불만을 잠식시키고 궁극적으로 반란을 예방한다. 아무도 서로를 밀고하지 않으..

좋소랩소디 2022.06.27

휴식의 양극화, 계층화

법정공휴일은 일요일과 국경일, 설날, 성탄절 등 달력의 모든 빨간 날이다. 원래 관공서에만 적용되었는데, 올해부터는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의 '법정' 공휴일이 되었다. 즉, 작년까지는 주 1회 휴무나 근로자의 날과 같이 법으로 정해진 유급 휴가를 빼고는 회사에서 공휴일에 안 쉬고 일을 시켜도 법적으로는 상관없었다는 말이다. 대기업, 중견기업 등은 대체로 관공서를 따라 공휴일은 유급휴일로 처리해주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공휴일을 연차에서 차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이 공휴일 연차 대체가 불가능하게 법이 개정되었는데, 또 어떤 편법과 꼼수를 동원할지 모를 일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까지는 무려 쓸 수 있는 [연차]가 존재하는 아주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체 기업 ..

좋소랩소디 2022.06.26

좋소기업의 치졸한 방식과 사례

안정된 고용보장과 높은 임금, 워라벨을 꿈꾸지만, 그런 케이스는 거의 없는 중소기업 종사자가 전체 취업자의 90%에 달한다. 다들 각자가 경험한 곳이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막장성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를 체험했다고 자부한다. 사장의 치졸함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왜 이 회사가 수년 내지 수십 년째 소기업에 머무는지 깨닫게 된다. 대기업의 횡포 때문에 중소기업이 죽는다는데,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몇몇 "좋소기업"의 악랄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웹드라마 "좋좋소"의 정승네트워크는 정말 좋은 회사일 수도 있을 정도로 원래 사회구조가 이런 것이며, 아래는 몇 가지 사례이다. 대표 자리에 부인 1. 개인 신용 문제나 범죄경력 2. 탈세 3. 편법 (O인 미만 사업장 혜택 등..

좋소랩소디 2022.06.24

개 짖는 소리가 소음이 아니라는 한국

악몽의 시작 조용한 동네에 10년 이상 살다가 어느 날 옆 집에 독신 남자가 이사 왔다. 셰퍼드와 진돗개가 그 집에 들어왔고, 개 두 마리는 90데시벨 이상으로 밤낮을 불문하고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댔으며, 단독주택 사이 벽을 타고 더 크게 울렸다. 제일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밤과 새벽시간대였다.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겨우 잠들더라도 또 짖기 시작하는데, 특이한 점은 시작하면 최소 1시간에서 5시간까지 논스톱으로 짖는다는 것이다. 절대 과장이 아니고 분명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버릇처럼 계속 짖는다. 주인이 새벽 3시~4시에 출근하는데, 지치지도 않는지 그때부터 오전 9시까지 짖었을 때도 있다. 결국 나는 스트레스와 불면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난생처음 안면마비 증세가 왔다. 한쪽 얼굴이 움직이지 않아 밥먹..

생활 2022.06.22

천년고도 경주의 미래는 황룡사 복원부터

역사도시라는 기대감에 도착하면 여느 지방도시와 다름없는 풍경에 지붕에 기와만 갖다 붙인 퓨전 건물이 장식하고 있는 도시. 미적 감각이 전혀 발휘되지 않은 난개발로 천년의 고도는 불과 반세기만에 국적 불명의 도시로 전락해버렸다. 현재의 경주를 역사도시로 대외에 홍보하며 해외의 관광객을 끌어드리는 작업은 과대포장 광고가 되었고 재방문율은 극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등의 유적지, 유물들만으로 항상 새롭고 남다른 것을 원하는 우리의 고객들이 끊임없이 찾기를 바라는 일은 감나무 밑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꼴과 다를 바 없다. 대량관광시대를 넘어 관광객의 눈은 갈수록 높아져 가고 그들의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뚜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컨텐츠가 필요한데 경주에는 세대를 넘은 감흥을 크..

에세이 2022.06.21

한자와나오키 리메이크 가능할까

21세기 일본 최고의 인기 드라마 한자와나오키는 2013년 시즌1 이후에 무려 7년 후에 내놓은 시즌2도 대히트를 치면서 한국판 리메이크에 대한 말들이 오고 갔고, 2020년 SBS에서 판권 협상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아직까지는 별다른 소식이 없다. 이야기의 주요 흐름과 맥락이 일본 버블 붕괴 - 은행들의 실적 악화 - 메가뱅크 합병 - 그로 인한 파벌싸움이 핵심적인 뼈대가 되기 때문에 리메이크 시간이 늦어지면 왜 저렇게 파벌들이 구태의연하게 싸우는지에 대한 개연성이 감소할 것이다. 시대적 차이 한국에서도 IMF 이후 은행권의 살벌한 구조조정이 있었고 여러 인수합병을 거쳐 지금의 4대 은행 체제로 굳어졌으므로, 한자와나오키의 스토리와 상통한 부분이 많다. 그중 모 은행은 한자와나오키의 도쿄중앙은행..

리뷰 2022.06.19

90년대 추억의 전과와 학습지들

1990년대 국민학교(초등학교) 교과서 예습 복습 숙제를 해결해주던 참고서 "전과"는 매 학기마다 필수처럼 다들 구입해서 잘 팔렸다. 교과서 "전과"목의 내용을 풀이해주던 책으로 두께가 아주 굵었고 가격도 새 학기가 올라갈 때마다 계속 500원씩 올라서, 5000원쯤 하던 것이 6학년 때는 만원대까지 올랐다. (지금은 5만원...) 당시에 동아전과는 뭔가 세련된 느낌이었는데 표준전과는 교사용처럼 딱딱한 느낌이었다. 엄마는 표준전과를 한 번 사주었는데, 가격이 비싸기도 했고 숙제에 답만 베껴서 적는 꼴을 보고는 다음부터 절대 사주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 집에 가서 전과를 보며 같이 답을 베낀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봐도 당시의 전과는 교사에게나 필요하지, 답을 정해놓고 설명해주는 주입식 풀이는 아이들의 ..

생활 2022.06.18

물적분할, 중복상장 폐해 - 차등의결권 필요하다

전기차시대의 도래로 2차전지가 성장 섹터의 대표주자로 떠오르자 관련 기업들은 시장을 선점하려고 해외 공장 신설 및 증설에 막대한 투자에 나섰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너도나도 IPO에 나섰고 LG에너지솔루션은 다른 기업에 투자된 자금까지 다 빨아들이며 2022년 1월 코스피 폭락의 주 요인이 되었다. 우량기업의 오너에게는 투자금이 늘어나는 것보다 경영권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지분율이 희석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그렇다고 회사를 성장시키려면 돈이 필요한데 투자를 안 받는 것도 문제이므로, 한국의 기업가들은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문을 쪼개서 중복 상장시키는 편법을 쓴다. 자신의 지분율은 변함없이 투자금만 추가로 받으며 기업집단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성장성이 높은 사업부문이 빠져나가면 기존 회사의 미..

투자 2022.06.17

일본의 0엔 부동산은 한국의 미래

일본은 지금 0엔 부동산, 공짜 주택 거래가 활발하다.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사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들여다보니 속사정이 있었다. 거래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하나같이 양친이 살고 있다가 별세해서 내놓았다는 사연이다. 노년층의 사망으로 빈집이 속출했고, 이를 물려받은 자식들이 팔리지 않는 집 때문에 재산세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단독주택이라도 매달 20~30만원의 고정비가 나가니까 차라리 없는 편이 훨씬 나은 것이다.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어서 집이 필요한 젊은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빈집은 남아도니까 앞으로 집이 팔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반면, 도쿄 오사카 등 거점 대도시의 중심 시가지에는 집이 부족해서 부동산 가격이 고가에 형성된 것을 보면, 0..

에세이 2022.06.16

독재자 지망생을 위한 책 [독재자의 핸드북]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권력을 잡는 방법과 유지 비결을 우화로 매우 알기 쉽게 비유한 입문서라면, 이 핸드북은 구체적 사례와 분석을 통해 실증하는 심화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를 통해 권력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이 필요 없을 수 있다. 독재자 코스의 우등생들은 본능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비상한 두뇌를 지녔다면 자신만의 사고실험을 통해 궁극적인 실패 확률을 현저히 낮춘다. 완벽한 독재자는 정책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으나, 전략적으로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이나 대약진운동을 심도 있는 고찰 없이 일차원적인 판단과 착오로 결정하여 인민의 삶을 파탄 냈지만 그는 지금도 자국민에게 추앙받고 있다. 김정일의 기획작..

리뷰 2022.06.15

동해를 한국해라 부르고 싶다

동해 (East Sea) 동쪽 바다 이 추상적이고 보통명사 같은 명칭을 사용할수록 세계에서는 일본해에게 잠식당해갔다. 유럽 사료에는 Sea of Corea, Coree가 많은데 처음부터 한국해(Sea of Korea)를 놔두고 왜 동해(East Sea)에 집착했었는지 답답한 노릇이며, 이제와서 모든 지도의 일본해를 동해로 다 바꾼다고 해도 얻을 실익이 있는지도 솔직히 의문이다. 방송이나 광고, 게임, 영화 등이나 심지어 정부 자료에서까지 실수로 Sea of Japan 들어간 지도를 넣었다가 매년 수없이 뭇매를 맞는데, 왜 계속 같은 실수가 터질까 생각해보면 한국을 제외하고 그런 지도가 대부분이라서 실수가 생기는 것이 당연했다고 볼 수 있다.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민족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겠지만 세계적..

에세이 2022.06.14

포항운하의 과거와 현재 (포항크루즈 탐방)

포항의 시가지는 원래 형산강의 퇴적으로 만들어진 삼각주였다. 주요 동 이름이 송도, 해도, 죽도, 상도, 대도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삼각주 사이를 흐르는 하천 때문에 5개의 섬이었다가, 시가지가 형성되자 홍수 예방을 위해 물을 막고 복개해서 섬의 모습은 사라졌었다. 포항운하의 옛 하천 명칭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송도는 원래부터 동빈내항과 바닷물로 이어져서 하천과 달리 운하라는 이름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삼각주는 큰 홍수만 왔다 하면 물길이 변했기 때문에 송도는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고, 나머지 하천들은 형산강의 지류로 맑은 시냇물이 흘렀다. 형산강 하구 삼각주 5개 섬이었던 포항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해보려면, 강의 클래스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훨씬 크긴 하지만 부산의 낙동강 하구를 가보면..

여행 2022.06.13

대마도 - 간편하고 부담없는 해외여행을 위해

지금은 코로나 영향으로 항로가 막혀있지만, 부산과 주변지역에서 비행기 없이 당일치기 해외여행이 가능한 곳이자, 배로 1시간만 가면 도착하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해외여행지인 대마도는 반일 불매운동과 한국인 출입금지업소 같은 이슈로 인해 2019년 관광객이 급감했다. 일본 내지인들에게는 그다지 볼거리도 없는데 멀리 있는 외딴 시골 섬이라 가성비가 떨어지므로, 여행수요는 한국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유튜브 등에서 알려진 "한국인 출입금지"는 극소수의 경우로, 말도 안 통하는데 "써-비쓰" 같이 되지도 않는 콩글리시 섞어가며 막무가내로 요구하거나, 물건도 사지 않고 무례하게 행패를 부린 사람들 때문에 학을 뗀 경우다. 애초에 그런 시골의 작은 가게는 관광객 유치해서 큰돈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현지인 상대로 ..

여행 2022.06.11

아름다운 꽃섬 여수 하화도

여수는 크고 작은 섬이 365개나 된다. 그 중에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도 49개에 이르며 현재 4개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육지처럼 왕래할 수 있다. 여수 돌산에서 개도, 백야도, 조발도와 낭도, 적금도 등을 거쳐 고흥까지 여수의 여러 섬들을 연륙교를 통해 하나로 잇는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아직까지 다수의 섬은 매일 수차례 왕복하는 연락선을 통해 이동하고 있다. 생활하기에는 불편하지만 여행객에게는 연해의 작은 섬을 배를 타고 방문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여수 앞바다의 수많은 섬 중에 대표적으로 윗 꽃섬과 아래 꽃섬 알려진 상화도와 하화도는 이순신 장군이 꽃들이 만발한 모습을 보고 이름을 지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예쁘고 평화로운 섬이다. 그 중 아랫 꽃섬을 가기 위해 오랜만에 타는 페리와 잔잔한 바다,..

여행 2022.06.10

원유 인버스 ETN 손실의 구렁텅이 (월물교체, 괴리율)

존버는 패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이슈로 극도로 오른 원유 가격을 보고 개인투자자들은 이만큼 올라왔으니 내려갈 일이 남았다며, 원유 인버스 상품을 마구 사들였다. 역사가 반복되듯이 마치 2년여 전 마이너스 유가가 실현되었을 때, 올라간다는 믿음으로 사들인 레버리지 상품으로 전전긍긍하던 개인투자자가 오버랩된다. 하지만 이번엔 인버스라는 점, 전쟁 이슈가 있다는 점, 주식시장 참가자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 다르다. 마이너스는 언젠가 플러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의 유가는 언젠가 내려가겠지만 상한선을 모른다. 롤오버, 괴리율, 콘탱고, 백워데이션 등 ETN 가격형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접근한 투자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개념을 알았으면 선물에 직접 뛰..

투자 2022.06.09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이유

산이 많다고 알프스면 한반도 전체가 다 알프스지, 왜 영남에 있는 산맥에 해외 지명을 억지로 갖다붙였을까 의문이 있었는데 수년 전 밀양과 울산 일대를 가는 길에 자연은 시각적으로 한 번에 알려주었다. 초봄의 따뜻한 날씨였는데 스위스의 어느 마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왜 영남알프스인지 체감하게 해준다. 물론 만년설도 아니고 겨울이나 초봄에 고산지대에 눈이 와야 볼 수 있는 경치지만, 별 생각없이 봐왔던 병풍처럼 늘어선 산맥에 이색적인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울산과 밀양, 양산, 청도, 경주까지 걸쳐있는 1,000m 넘는 고산지 일대인 영남알프스는 운문산, 천황산, 재악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가지산, 고헌산, 문복산의 9개 산으로 구성된다. 실질적으로 울산과 밀양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

여행 2022.06.09

주왕산 용연폭포와 가메봉

주왕산은 해발고도가 높지 않고 한국에서 제일 작은 국립공원이며 악산(岳山)이 아니라 만만히 보고 접근할 수 있는데, 주봉(772m)보다 높은 실질적인 정상인 가메봉(882m) 코스는 왕복 14km에 이르며 부지런히 걸어도 5시간 이상을 계획에 잡아야 한다. 중간에 절벽을 타고 오르는 구간도 있는 등 난이도가 있으므로 장비와 식수를 준비하고 가야하며, 가벼운 등산을 원한다면 주봉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주왕산은 가을 단풍이 상징이지만, 실비에 젖은 초여름의 등산은 마치 산의 품에 안기는 듯한 감상에 젖어들게 했다. 데크가 완비된 용추폭포까지의 구간은 유모차를 끌고 노약자도 산책하듯이 걸을 수 있는 평탄한 구간으로, 기암절벽과 산수절경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코스이다. 해당 코스만 밟아도 주왕산 다녀..

여행 2022.06.08

그리스 로마 신화와 음악

그리스 로마 신화는 명화와 음악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식에서 늘 함께한다. 신화는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문화 예술계의 영원한 자원의 보고이며, 음악을 통해 고대와 현대의 인간이 감정을 공유하며 차원을 넘나드는 범우주적인 매개체가 된다. 글룩의 오페라 2막 2장 "정령들의 춤"은 바이올리니스트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Melodie"로 편곡한 것이 유명한데, 이보다 더 슬픈 음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애절한 사랑을 나타내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앙상블을 선보인다. 에우리디체를 잃은 오르페오의 아픔과 그녀를 찾기 위한 간절함이 함축되어있다는 느낌에서 음악은 만인의 언어라는 것을 새삼 실감케 한다. 같은 오페라에서도 다른 분위기의 "오 나의 에우리디체를 돌려다오"는 자뭇 슬픔과는 거리가 느껴지는데,..

에세이 2022.06.07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 우아한 세계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몸이 망가지는지도 모른 채 살아왔다. 가족들이 부족한 것 없이 오손도손 사는 것이 곧 본인의 행복이었고 꿈이었다. 그러나 그 꿈은 다가갈수록 멀어져갔고, 분명 가장 가까이 있는데 동전 반대편처럼 서로를 볼 수 없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영화를 수없이 찍어왔지만, 모든 희노애락의 디테일이 담겨져있는 송강호의 연기를 대표하는 영화로는 의외로 묻혀있는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 (2007)'를 최고로 꼽고 싶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 송강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분명 슬픈데 뭔가 웃기는 고유의 '웃픈' 연기는 이 영화에 농축액처럼 담겨져 있고,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관점에서 애달픈 감정을 유쾌한 웃음으로 잘 희석하여 그려냈다. ..

리뷰 2022.06.06

영화 플래툰과 현실의 국제관계

미국이 정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최선이다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은 세계경찰을 자처하며 반민주, 반인권세력에 대한 응징을 통해 평화와 공영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한다. 이같이 표면적으로는 아름답고 정의로운 슬로건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몰락한 세계 제국들과 달리 미국은 직접 지배보다 안정적 교역로의 확보를 통한 경제·문화적인 간접 지배 또는 영향력 행사에 주력한 결과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여러 사람들이 비웃으며 '자국의 이익 때문에 움직였을 뿐이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나라는 세상에 없고 그렇지 않다면 국가로써의 자격 상실이다. 내막이나 의도야 어찌됐든 굳이 그들이 이타적이었다고 순진하게 생각하지도 않아도, 최강자 미국의 이러한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자본주의..

리뷰 2022.06.05

혈세낭비 프로축구 K리그 시민구단

국민 한 명 한 명의 피같은 돈을 거둬드린 세금이라 해서 혈세라 하며, 해마다 각계각층에 걸쳐 줄줄 새는 혈세를 비판하고 감시한다. 그런데 지방 세정에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대중의 관심이 없어서 계속 간과하는 돈이 있다. 바로 프로축구 K리그 시민구단 재정지원이다. 축구 팬이기도 해서 시민구단들끼리 관중 천여명 오는 곳에서 치열한 더비(?)도 하고 감정싸움도 하고 폭행사건도 일어나는 모습을 지켜봐왔지만, 국민 대다수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축구마니아가 아니면 아무도 모르고 자기가 사는 지역에 축구팀이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혈세로 꾸준히 창단 또는 참가되고 있는 K리그 시민구단 현황 순번 시립, 도립 지자체 축구단 K리그 참가 1 대구 FC 2003 2 인천 유나이티드 FC 2004 3 경남 ..

에세이 2022.06.03

보성 녹차밭의 여름향기

연기자 손예진 씨의 미모가 절정이었던 때의 아름다운 화보집이었던 드라마 여름향기의 배경인 보성 녹차밭. 산등성이 차밭을 오르내리다보면 작열하는 태양 빛 때문에 많이 덥지만 싱그러운 녹색의 향연과 이국적인 풍경은 눈을 즐겁게 해준다. 한국 녹차의 메카 보성은 대표 관광지 대한다원 뿐만 아니라 녹차밭이 주변에 광범위하게 펼쳐져있다. 녹차밭 바로 앞에서 전망을 천천히 만끽할 수 있는 펜션이 많이 있으므로 가족여행객이라면 하루를 묵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보성군 관광안내 사이트에서 녹차밭 360도 파노라마를 제공하니 이를 간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파노라마 관련 링크 (보성군청) 보성차밭 - https://www.boseong.go.kr/vr/panorama/1_01/index.html 대한다원 - http..

여행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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